산행은 걷는 것 입니다. 걷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입니다.
특히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숨이 점점 가빠오며 숨소리도 거칠어 집니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들 역시 힘들다. 나만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다 ‘ 하고 힘이 들 때 마다 자기 자신을 다독이면서 ‘다만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경험이 없어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산을 꽤나 타는 사람들은 걸을 때에 ‘ 리듬을 탄다’ 고 합니다. 즉 움직이는 팔, 다리 뿐만이 아니라 호흡도 함께 일치하면 훨씬 편해지면서 탄력이 붙습니다. 경험이 많은 경우를 떠나 일반적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특히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 누구나 힘이드는데 이 때 그냥 ‘헉헉’ 하고 거침없이 쉬는 것 보다는 크게 들이 마시고 크게 내쉬면 자연히 배를 이용하게 되는 복식 호흡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호흡에 맞추어 팔,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팔을 움직이면 다리도 자연히 따라서 움직임. 너무나 지쳐서 다리 조차도 움직이기 힘들 때에는 팔을 움직인다. 그러면 저절로 다리도 움직인다) 가장 좋습니다.
숨을 쉬는 법은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반드시 코로 들이마시고 코나 입으로 내쉬는 것이 원칙이며, 이를 연습하여 습관화시켜야 하는데, 내쉬는 숨도 코로 뿜어 내는 것이 최고입니다. 코로 들숨을 쉬어야 폐로 들어가는 공기를 따뜻하게 하고 먼지, 미생물, 세균 등을 걸러주는 효과가 있므로 오랜 시간을 통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페이스 조절능력이 높아집니다. 반드시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절대로 입으로 숨을 들이쉬어서는 안되며 잘못하면 목을 상할 수 있습니다.
보폭은 특히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르고 또한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처음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앞 사람과 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마음과 달리 몸이 빨리 나아가려고 하는지 보폭을 크게 잡는 경향입니다. 등산 역시 보다 효율적인 동작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운데 커다란 동작을 하게 되면 근육 사용 각도가 커지고 에너지를 많이 쏟게 되면서 젖산 등의 분비가 많아져서 피로감을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등산은 지구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활동 이므로 오랜 시간을 걸어도 힘듦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걸음 걸이를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약간 짧은 보폭을 습관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초보자에게 항상 ‘ 두 발자국에 걸을 거리를 세 발자국으로 걸으려는 마음 가짐을 갖고 이를 습관화하도록 노력해 보시라 ‘ 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오르막길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으며, 보폭을 크게 잡으면 에너지 소모도 클 뿐만 아니라 체중이 한쪽 발에 쏠리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무릅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내리막길에서도 보폭을 작게 잡으면 안전성이 커지면서 낙상의 가능성을 크게 줄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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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을 보다 쉽게 오르기 위해서는 똑바로 올라가지 말고 자기 나름대로 지형에 따라 편하게 지그재그 형태를 만들어가면서 대각선으로 오른쪽 끝으로 갔다가 다시 대각선으로 왼쪽 끝으로 가는 모양을 그리면서 서서히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오르면 꺾여지는 다리의 폭이 작아지므로 에너지 소모도 작아지고 근육도 덜 피로해져서 젖산의 분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젖산은 우리 몸에서 여러가지 기능이 있지만 필자는 의학 전문가가 아니므로 본인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젖산은 운동을 할 때 세포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분해되면서 생성, 분비되는 물질로 심하면 근육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피로 물질’ 이며 젖산 분비를 적게 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고, 힘이 들수록 더 많은 산소 공급을 해주는 것이 도움되므로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계속되는 내리막길에서도 지그재그 형태로 내려오면 젖산 분비도 줄일 뿐만 아니라 넘어질 확율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잇점이 있습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그렇게 걸으면 더 긴 거리를 걷게 되어 더 힘들게 만드는 것 아니냐?’ 고 물어보지만 제 대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입니다. 거리는 조금 더 길어지겠지만 다리 근육을 완만하게 하고 피로를 덜 느끼게 되어 훨씬 편하고 빠르다는 것을 저의 50여년 등산 경험을 통해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르막길을 오르는 노새나 소, 말 등 동물들에게서도 본능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기 나름대로 길 위에 지그재그 형태를 그릴 때에 너무 급하지 않은 형태를 그리는 것이 좋은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45도 이상의 각도를 그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와 이어지는 골반과 넓적다리 뼈를 연결하여주는 관절을 고관절이라고 하는데 이 고관절을 다치면 매우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넘어지는 것에 커다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뒤에 설명하는 트레킹 폴을 사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지만 먼저 내리막길에서는 우리의 시선이 발 끝을 바라보아야 몸이 저절로 앞으로 약간 수그리는 자세가 되어 넘어질 가능성을 크게 줄여줍니다. 그리고 질병 센터에서 발표한 자료만 보더라도 앞으로 넘어지는 것 보다 뒤로 넘어지면 우리 몸무게의 3.3배 충격이 가해지고 고관절, 척추, 머리 등을 다칠 수 있습니다. 물론 산행을 하면서 메는 배낭이 의외로 커다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등산학교 첫 수업에서 익힌 것은 걷는 법이 아니라 쉬는 법 이었습니다. 그만큼 산행 중 적절히 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40분 걷고 5~10분의 휴식을 취하고 쉴 때에는 배낭도 벗고 편히 쉬는 것이 좋으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산행 시 사고의 80~90%는 산행 후반기에 일어나는 것이 다반사이므로 특히 내리막길에서의 휴식을 간과하기 쉬운데 이때에는 다리의 힘이 오전에 비해 많이 풀린 상태이므로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힘든 상황이 어느 한계점을 넘으면 회복되기 매우 어려우므로 반드시 피곤하거나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때에는 한계점을 넘기 전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산행 시작하기 전이나 후에는 몸을 푸는 스트레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